세상에 오만가지 이야기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추격'은 흥미로운 플롯입니다.
<추격자>라는 영화도 Only 범인을 추격해내가는 이야기로 긴장 빡 주며 우리를 재미의 도가니로 빠드리듯
기본적으로 '추격'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데 사용하기 유용합니다.
그럼 쉽게 <추격자>를 가지고 '추격'에 대한 플롯을 이야기할 것이지, 왜 잘 기억에도 안 남은 <마스터 앤 커맨더>가지고 이야기하냐?
<추격자>는 이미 (남이) 만들어 놓은 반찬들을 감독이
밥에 참기름이랑 고추장 부어서 잘 버무린 맛있는(그러나 먹고나면 텁텁한 뒷맛의) 비빔밥 같은 영화라면,
<마스터 앤 커맨더>의 경우는
'추격'이라는 플롯을 가지고 인간의 원형적인 욕망들(타자를 지배하려는 욕망, 폭력 추구, 명예욕, 재물욕 등등)을 추격 사건에 버무려 뛰어나게 형상화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성이 훨씬 돋보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훌륭한 리더상에 대한 모델을 제시해주기도 하지요.
(자기계발 서적 많이들 읽잖아요? 읽기 귀찮으시면 보시는 것도 도움 되요..ㅋㅋ)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결말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이 영화의 재미가 떨어지지 않아요.
즉 결말이 중요한 영화는 아닌거죠.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영국 서프라이즈 호에 해군본부로부터 명령이 전달된다.
‘태평양에서 전쟁질을 일삼는 프랑스 함 아케론호(Acheron)를 침몰 혹은 불지르거나 또는 그 배를 포상금으로 가져라'
이에 함장 잭 오브리(러셀 크로우)는 아케론호를 죽어라 쫒아간다.
개고생을 하다가 결국 아케론호를 정복하고 그 배를 부사관에게 주며 그를 함장으로 임명하고는 독립시킨다.
그러나, 독립시킨 그 이케론호에 알고보니 이전 이케론호의 함장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된다것. 다시 목표가 생긴 잭 오브리는 이케론호를 쫒아 항로를 바꾼다.
네이버 평점을 보니 썩 좋지 않은데,
그건 이 영화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드네요.
이 영화는 사실 추격이라는 거 하나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끌고가긴 하지만
정작 감동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주려고 목적했는가를 생각해보면
쫒고 쫓기는 흥미진진한 스릴이 주 목적이 아니라,
위대한 지도자(영웅)에 대한 매력(대범함, 분명하고 냉철한 판단력, 리더쉽,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여유로움, 아름다움을 즐길 줄 아는 자세 등등)을 흠뻑 보여주면서
마도로스의 낭만을 보여주려 한 것 같네요.
(아,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소재만 추격일 뿐 <추격자>와는 확연히 다른 영화군요.)
그 속에 쫓고 쫓기는 스릴을 절적한 타이밍에 잘 끼워넣습니다.
이케론호와의 팽팽한 신경전 속에(반드시 총포가 난무해야 전쟁이 아니죠?)
<손자병법> 뺨치는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흥분을 자아냅니다.
추격이라는 플롯을 가지고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군요.
한번 감상해보셔요.
단, <캐러비안의 해적>류를 기대하시면 아니되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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