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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란:전사의 귀환] 영상미는 뛰어났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다.

최신영화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9. 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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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잔다르크, 동양의 뮬란은 각각 동서양을 대표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그와 함께 21세기에도 여성이 전쟁터 한가운데서 핵심적인 역활을 한다는 것은 여전히 이색적이었지만 이제는 진부한 소재가 되어버렸다. 흥미를 "끌만했지만" 이제는 그것 이상의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잔다르크와 뮬란은 핵심적이지만 "전장에서 싸우는 뛰어난 여성"이라는 소재를 사용할 때는 항상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상할 수 있다. 관객은 충분히 익숙해져 있다.

영화 뮬란의 이야기는 보다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전쟁터에서 동료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고, 역경을 이겨내면서 높은 전공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전쟁의 상흔만 남는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죄책감. 조국에 대한 애국심, 어려움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그리고 전쟁의 상흔

"아버지 대신 전쟁터에 참여해서 여자임을 숨긴다" 라는 것은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뮬란의 이야기라 특별할 것이 없다.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를, 그리고 의외로 많은 소재로 쓰여졌던 "전장 여성장군"에 대한 이야기와 "사랑의 상실"이라는 발화점을 통해서 변하가는 여성상은 관객들에게 너무 익숙하고,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익숙한 방향으로 반복되는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이러한 점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예를 들어, 수사극을 들어보자. 관객은 거의 대부분은 오늘도 셜록홈즈나 포청천이 사건을 해결하고, 끝에는 추리를 마무리 짓거나 "작두를 대령하라!" 라는 장면이 나올 것으로 인식한다. 항상 그 결말은 거의 비슷하지만 그럼에도 그 장면 하나를 기억하면서 계속 보게된다. 영화 "놈놈놈"에서는 세 명이 벌이는 결투 장면이 기억되고, "친절한 금자씨"에는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이 기억된다.




문제는 뮬란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없었다. 스토리만 영상으로 만들어 들려주는 것 같다.

뮬란의 스토리는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그 방향도 익숙한 것이다. 그럼에도 관객이 뮬란을 보러 올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영상미는 영상미되, 영화다운 무언가를 보러 온것이다. 영화는 단순히 실제사람이 연기하는 것을 거대한 스크린으로 비춰주는 것이 아니다. 매체가 다른 만큼 접근 방법도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무언가 소소한 요소라도 관객에게 던져주어야 했다. (금자씨의 경우 간간히 나오는 해설은 극중 지루함을 해소시키면서 내면연기만으로 전달하기 힘들 심리를 표현한다) 꾀죄죄한 조미의 연기는(황제의 딸을 얼마 전에도 간간히 보던 나는 늙었구나, 라고 생각부터 먼저 들었지만)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나였기에, 더욱 그런 소소한 요소들이 아쉬웠다.

무엇보다 대립이 필요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왜 금자씨가 느닷없이 나올까?" 라고 생각하신 분도 계실 것이다. 왜냐하면 금자씨는 상대방과의 대립보다는, 자신 내면의 대립이었다. 그 내면의 대립을 극복하고, 친절한 금자씨가 날처럼 간 마음의 칼을 드디어 치켜들고 칼 끝을 향할 곳은 단 한명의 사람이 있었다. 극중 누군가와 대결하는 것은 없다. 그냥 복수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복수는 허망해서 슬픔만 남는다, 라는 단순한 스토리가 금자씨다. 실체화된 악당이 있을 수록 관객은 정의롭지는 못하더라도 주인공에 공감하게 된다. 그런데 뮬란은 내면에서만 대립하다가, 그냥 끝난다. 내면의 대립을 중 시 할 것이었다면 그렇다면, 뮬란이 여성임을 드러내는 자리에서는, 12년의 한이든 뭐든 서려나오던지, 주위에서 어떤 반응을 크게 하던지 해서 거대한 임팩트를 주었어야 했다. 어떻게 12년이 지났는지도 모른체, 그녀가 여성임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사소한 것인 것처럼 지나갔다. 기억에 남는 대사도 없고, 장면도 없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뒤로 가면서부터 내면의 대립은 느닷없이 사라져버렸다. 결국 다들 반응이 "임팩트"가 없는 것이 아쉽다, 라는 말만 남았다.




볼만한 영화였지만 아쉬울 뿐

적고보니 이래저래 나쁜 말만 적어뒀지만 말하자면 나쁜 영화는 아니다. 볼만한 영화다. 다만 아쉬울 뿐이다.
킹콩이 돌아와도 사람들은 보고 프레데터가 돌아와도 사람들은 본다. 그렇다면 무언가 달라야지. 그저 아쉬울 뿐이다. 느닷없이 외국인이 나와서, 무슨 일을 할까 기대하게 만들고, 저쪽 공주는 어떤 일을 할까 기대하게 만들다가 그냥 스르르르륵 지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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