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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 (2009, 샘 레이미)_21세기 B급 영화의 계보를 잇는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6. 10.
드래그 미 투 헬 - 10점
샘 레이미

<스파이더맨> 샘 레이미 감독의 익스트림 판타지 호러

성실하고 친절한 은행 대출 상담원 크리스틴.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다정한 남자친구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며 모자랄 것 없는 삶을 살던 그녀는 어느 날 모두가 꺼려하는 한 노파의 대출 상담을 맡게 된다. 크리스틴은 집을 잃게 되는 불쌍한 처지의 노파에게 동정심이 일지만, 부지점장으로의 승진을 위해 노파의 간곡한 부탁을 냉정히 거절한다. 자신의 야욕을 위해 선택한 한 순간의 결정이 그녀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으리라는 것은 모른 채!

 모욕을 당한 노파는 이에 대한 복수로 크리스틴에게 악마 중의 악마인 라미아의 저주를 퍼붓고, 그날부터 그녀는 죽음보다 더 지독한 지옥의 3일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피해갈 수 없는 최후의 날이 가까워질수록 크리스틴은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맞서는데, 과연 그녀는 노파의 원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단순히 샘 레이미라서 보기로 결심한 공포영화. 그리고 <이블 데드>로 예습까지 마쳤으니 이제 샘 레이미의 B급 공포 속으로 다이빙할 준비 완료!

스태플러 심 박힌 할머니 이마만 봐도 이 영화 분위기 감잡힌다.


극장에서 공포영화를 보는 재미란 이런 것이구나. <그루지>류의 귀신이 벌벌 기어다니는 영화와는 또다른 느낌의 심령공포. 이 영화는 판타지스러우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섬찟하다. 남부럽지 않은 외모와 직업, 완벽한 남자친구를 가지고 있는 여주인공 크리스틴(알리슨 로먼)은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시골 출신에 뚱뚱했던 과거, 알콜중독 환자인 어머니와 같은 콤플렉스로 똘똘 뭉쳐 있는 감춰진 속마음이 있다. 크리스틴은 어느 날 노파로부터 저주에 걸린 후 저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가장 절박한 광기에 사로잡히게 되면서 점차 그녀의 숨겨져 있던 이면을 드러낸다. 이건 평범한 누구나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고 잘 보이고자 포장하고 싶은 욕망이 있기 마련이고 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남에게 원한을 살만한 짓은 쉽게 저지르지 않는다. 저주를 받을만한 짓 같은 건 어쩌면 운과 관련이 되어 있다고 보는 편이 맞을지 모른다. 빨리 승진을 하고 싶고, 완벽한 남자친구의 부모님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를 가진 크리스틴은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성공적인 삶을 향해 질주하지만 그녀의 노력은 이런 저런 이유로 방해받는다. 그녀만의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모든 악조건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칠수록 그녀는 점점 더 저주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주에 걸린 그녀의 처지가 그저 남일같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틴은 다른 공포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비명 잘 지르는 금발머리 여주인공들과는 다르다. 자신의 힘으로 저주를 풀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은 애처로울 정도로 강인하다. 하지만 과연 그녀의 노력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나름대로 꽤 충격적이고 급작스러운 반전이 일어나지만 장르 영화의 플롯에 조금 익숙한 관객이라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광고에서 말하는 것처럼 반전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감독이 괜히 샘 레이미던가. 그의 익살스런 공포효과는 영화를 보면서 깜짝깜짝 놀라면서도 왠지 입술 끝이 올라가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한다. 굉장히 끔찍한 장면인데도 한편으론 어처구니없어서 실소가 나오기도, 아유~ (더럽게 무서워서) 못 봐주겠네 하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한 것이다. 3일간의 저주에 시달리는 장면장면이 모두 어디서 본 듯 하면서도 기발하게 여주인공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고 여주인공은 악착같이 그에 맞선다. 그녀는 저주를 내린 노파 못지 않게 그야말로 '엽기적'이다. 끝까지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는 알리슨 노먼 그녀의 노고에 박수를.

저주를 풀려는 크리스틴은 점점 악에 바치다 나중에는 거의 초인적 힘을 발휘하게 된다;;



크리스틴의 완벽한 남친으로 등장하는 저스틴 롱은 <다이하드 4.0> 이후 두 번째로 스크린에서 보게 되었다. 능력있고 이해심 많은 남친 역에 잘 어울리다니 의외의 발견.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잔혹한 컴퍼니 요원 빌 킴으로 등장했던 레기 리는 크리스틴과 은행 팀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남자로 출연하는데 나름대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무엇보다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노파 의 명연기 역시 엄청난 볼거리다.

<스파이더맨>보다는 <이블 데드>의 샘 레이미를 더 좋아하는 관객들을 위한 호러. 끔찍하지만 무섭지 않다. 영화 보는 재미 제법 쏠쏠하다. 역시 이래서 명감독인가. 앞으론 잊지 말고 이런 영화 계속해서 만들어 주었으면!!
이런 영화 보고 짜릿함을 느끼다니, 내 영화 취향이 점점 어디로 가는 것인지...;;

긴장감을 놓을 틈이 없다. 역시 여자들 싸움이 재미 면에서는 최고인 듯.


모두 한없이 심각하고 진지하다. 그래서 더 재밌다.


 

S's 리뷰 별점
★★★★★ : 판타스틱!!!!!!
★★★★☆ : 이 정도면 Good~
★★★★☆ :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 
★★★☆☆ : 본전 생각이 살짝.
★★☆☆☆ : 이거 누구 보라고 만든건가요?
★☆☆☆☆ : 이래저래 자원낭비.

같이 봅시다!
추억의 B급 호러물.

이블 데드 1 - 8점
샘 라이미 감독, 브루스 켐벨 외 출연/기타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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