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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템버 이슈>그녀의 보그,보그의 그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 31.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

당신은 '안나 윈투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만약 당신이 그녀에 대해서 안다면 당신은 다양한 지식이 있거나(우연히 알았을지도 모르지만),아니면 패션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 짐작된다.패션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겐 필독서일 테고,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름 정도는 들어 보았을 패션잡지 '보그'.바로 안나 윈투어는 20년간 미국 보그 편집장 자리를 지켜온 여자이며,<셉템버 이슈>는 미국 보그 9월호가 만들어지는 흥미진진한 제작과정을 담은 영화다.패션전쟁이 시작된다는 9월호가 만들어지는 전쟁 같은 순간들을 담은 종군기록물 같은 영화.


패션전쟁에서 살아남는,보그에서 살아남는 법을 보여주는 영화

<셉템버 이슈>는 사실 안나 윈투어의 영화는 아니다.물론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 안나 윈투어이긴 하지만,전체적인 시각은 안나 윈투어가 아닌 패션잡지 보그에 맞추어져 있다.안나 윈투어의 보그가 아닌,보그 속의 안나 윈투어,그리고 그녀 주위에 있는 그레이스 코딩턴(크리에이티브 디렉터),토니 굿먼(패션 디렉터),안드레 리온 틸리(자유에디터),스티븐 마이젤(사진작가),타쿤(디자이너) 등 최고의 프로들.이들의 열정과 노력이 모여 만들어지는 보그 9월호의 제작과정은 '9월의 화제'만큼이나 흥미로운 화제거리를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

9월호를 위한 아이템을 정하고,의상을 만들고,화보 등을 위해 끊임없이 의논하고 고민하는 모습들.이런 모습들 속에는 그들은 서로 다른 의견으로 충돌도 하고,갈등도 하는 모습들이 담겨있다.하지만 한 분야 최고의 프로들이 모여 일하는 모습은 충돌로 인한 단순한 싸움이 아닌, 최고의 결과물을 위한 의견의 대립일 뿐이며 의견의 조율일 뿐이다.그들은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알고,서로의 위치를 인정해준다.어쩌면 <셉템버 이슈>는 이런 모습들을 통해 최고의 패션잡지 보그에서 살아 남는 법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패션은 돌아보지 않는다.항상 앞을 본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영화 속 인물들은 유행에 뒤처지지 않도록 항상 앞을 보며,앞을 향해 달리는 업계 최전선에 선 자들의 처절한 생존법을 보여준다.


재미있는 패션 다큐멘터리 <셉템버 이슈>

<셉템버 이슈>가 하나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재미있는 점은 단지 한 사람의 잘난 능력을 보여주는 게 아닌 여러 사람의 잘난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패션계의 단순한 뒷이야기 구성이나 잡지 만드는 과정의 백화점 식 나열을 하지 않고,프로가 일을 대하는 모습의 진지함과 고독함.그리고 그 진행의 긴박감을 꽤 재미있는 구성과 템포로 보여주었던 점도 이 영화의 장점이다.

<셉템버 이슈>에서 안나 윈투어는 세 가지 인상적인 코멘트를 한다.패션에 대해 폄하하는 사람들에게 그녀만의 패션철학을 이야기 해주었고,서로 다른 의견을 다루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하면서 프로로서 일하는 방법을 들려주었다.그리고 마지막에 "또 뭘 말해줄까요?"라고 도리어 우리에게 묻는다.그 모습을 통해 나는 안나 윈투어에게서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면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자신감의 어조를 느꼈다.프로로서 아름다운 여자,안나 윈투어.그녀의 다른 면들을 기대해본다.

*2010년1월2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