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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의 모험 2 : 백설공주 길들이기>시대 흐름에 발 맞춘 고전동화의 코드 변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2. 22.


신세대 공주로 변신한 백설공주

그림형제가 쓴 고전동화 <백설공주>는 그 내용을 설명하는 게 의미가 있나 할 정도의 필독 고전동화이다. 하지만 고전동화들은 몇 세대를 걸쳐 영상물로 만들어질 만큼 만들어졌다. 어쩌면 이제 영상물로 만든다는 게 식상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기에 헐리우드 제작사들은 더 이상 고전적인 방식으로는 시대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그것은 원작을 비틀어 스스로 패러디 하는 방법. <엘라의 모험 2 : 백설공주 길들이기> 역시 그런 방식으로 나온 영화이다. 이미 1편 <엘라의 모험 : 해피엔딩의 위기>에서 <신데렐라>를 패러디 했다. 그렇다면 2편은? 당연히 제목에 있는 것처럼 <백설공주>다. <엘라의 모험 2 : 백설공주 길들이기><백설공주>에서 캐릭터와 몇 가지 이야기 흐름만 가져왔을 뿐, 원작과는 상당한 거리를 가지는 이야기다.

그리고 새로움을 집어 넣었다. 그 새로움 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바로 신세대 백설공주. 고전적인 백설공주의 모습과는 상당한 거리를 둔 신세대 백설공주는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놀기 좋아하며, 패션에만 신경 쓰고, 파티에 열중하는 동화나라의 철 없는 공주이다.  신세대, 신상, 패션 의 아이콘 엣지녀 백설공주!


그럭저럭 뒤틀어서 구성한 이야기

<엘라의 모험 2 : 백설공주 길들이기>의 사건 발단은 1편과 같다. 마법사의 제자 멍크와 맘보의 토닥거림으로 인해 동화 속 선악의 균형이 깨지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당연히 백설공주다.

영화 속 동화나라의 백설공주는 어릴 적 어머니를 잃고 아빠의 손에 길러지나, 성장하면서 점점 시대가 변했다, 유행이 변했다를 외치며 파티 등 놀기를 즐긴다. 이런 어린 딸이 걱정되어 재혼을 결심한 왕 앞에 나타난 레이디 베인. 그녀는 호시탐탐 왕비의 자리를 노리던 여자다. 자신의 자리의 걸림돌인 백설공주를 없애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백설공주는 위험에 빠지나 일곱 난쟁이 등의 도움을 받아 백설공주가 거듭나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게 이야기의 줄거리다.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 성공여부는 미지수

<엘라의 모험 2 : 백설공주 길들이기>는 어느 정도 고전동화의 패러디를 통해 뒤틀기를 시도했으나, 전체적인 틀은 전형적인 아동용 이야기의 틀을 벗어나진 않는다. <슈렉>에서 보여진 장난끼 어린 악동스러움은 안 보이며, <공주와 개구리>에서 보여지는 고전적 스토리텔링의 가벼운 변주도 보이지 않는다. 애초부터 고전동화 뒤집기에 가장 무게를 둔 작품이다 보니 뒤집는 방법에는 신경을 썼으나, 이후의 전개에는 큰 고민이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고민을 했다면 성인취향으로 흐를지 모르나, 아동취향을 위해 고민을 안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무엇인가 확 와 닿는 흥미요소가 부족한 게 아쉽다

드림윅스의 <슈렉>, 디즈니의 <공주와 개구리> 등에 비해서는 제작비와 그에 동반된 상당한 퀄리티 차이를 보인 영화 <엘라의 모험 2 : 백설공주 길들이기>. 아마도 이들과는 차별화된 시장을 노린 작품이었을 것이다. 조금 달리 말해 중저가 시장을 노린 틈새영화라고 표현하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 고전동화 <백설공주>를 비틀어서 이야기를 구성했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마음에서 나온다는 교훈은 어린이에게 적합한 내용이긴 했다. 그리고 철저하게 아동용 눈높이에 맞추어진 작품이었다. 하지만 나에겐 그 시도의 발칙함은 마음에 드나 요즘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어줄지는 의문이 든다. 재미의 여부를 떠나 무엇인가 팍 마음을 끄는 흥미로움이 안 보였다는 게 아쉽다. 고전동화 뒤틀기의 신선함도 이번이 두 번째이니, 이번에는 신선함보다는 내용으로서 무엇인가 와 닿아야 했는데 나에겐 그것이 부족해 보였다. 이것이 나만의 기우였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 보인다.

*다음편이 제작 가능하다면 멍크와 맘보를 전면에 내세워 동화 여러개를 짜집기 패러디를 해봄이 어떨까 혼자 생각해 본다. 다른건 몰라도 멍크와 맘보는 참 마음에 드는 캐릭터들이다.

*언론/배급 시사회 당시 상영본은 더빙판이었다. 아마 국내개봉도 더빙판만 이루어질거라 생각이 드는데, 더빙의 퀄리티가 상당히 좋다. 그리고 몇몇 번역 센스는 아주 큰 웃음을 주었다.

*2010년2월2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