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
<하얀 아오자이>라는 제목을 접하면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아오자이가 뭐지?
아오자이는 베트남 전통의상을 의미한다. 영화가 아오자이라는 전통의상을 제목으로 삼은 이유는 아오자이가 영화 속에서 베트남 여성의 고결함의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오자이는 고결함의 상징이자 모성애의 상징적인 장치물로 치환된다. 아오자이는 모성애이며, 모성애는 베트남 역사의 눈물과 아픔이다.
눈물과 아픔이라 말한 것은 <하얀 아오자이>의 모성애가 일반적인 영화에서 그려지는 모성애와는 약간 거리가 있어서 이다. 영화 속 공간은 베트남이다. 우리도 잘 알다시피 베트남은 전쟁을 겪은 국가이다. 그런 베트남이라는 국가가 겪은 시대적 상황 속의 모성애이며, 베트남전 이라는 슬픔의 역사 속에 그려지는 모성애이다. 한국과 비슷한 격동의 세월을 보낸 베트남. 그 시대의 아픔을 그린 <하얀 아오자이>. 결코 평범하지 않은 영화다.
아오자이가 상징하는 것
<하얀 아오자이>의 이야기는 크게 3 단락으로 구성이 되었다. 아름다운 소녀 단 과 꼽추 구 가 만나게 되는 단락, 단과 구가 가정을 이루어 어려운 현실의 상황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단락, 그리고 단과 구 가족이 시대의 상황 속에서 이별의 아픔을 겪는 단락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 중심에 선 인물이 모성애로 대표되는 어머니 단 이다.
단이 구에게 받은 하얀 아오자이는 사랑의 상징물이다. 이 아오자이는 단과 구의 아이들에게 전해지며 모성애의 상징물이자 미래에 대한 희망의 상징이 된다. 가난하지만 가족의 자랑스러움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고,전쟁의 아픔을 겪은 베트남 속에 희망이 있음을 알려주는 상징이 된다.
좋은 내용이나, 만듦새는 현저히 떨어진다
<하얀 아오자이>에서 다루어진 모성애란 테마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는 공통의 감성 코드이다. 그러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묘사되고, 다루어지고, 만들어진다. 그리고 <하얀 아오자이>는 베트남의 시대 상황에 투영시킨 방법으로 그 호소력을 강하게 만든 영화다.
이렇듯 좋은 테마의 영화지만 <하얀 아오자이>는 너무나 어색할 정도로 영화의 만듦새가 좋지 않다. 이것은 베트남이라는 국가가 영화 재료를 효과적으로 요리하기엔 아직 크게 부족한 시스템의 결과라 여겨진다. 아무리 좋은 재료지만 그것을 요리하는 시스템과 스타일이 너무나 낙후되다 보니 완성품이 가진 모양새 또한 상당히 진부한 느낌을 준다.
물론 영화를 조금 열린 시각으로 보고 받아 들여야 함은 중요하다. 테크닉적인 면을 너무 강조하거나, 스타일에 집착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점도 안다. 하지만 현재는 2010년이다. 그런데 <하얀 아오자이>의 표현방식은 마치 1960년대 한국영화와 흡사하다. 클래식 영화도 아닌 현대물을 타임워프한 스타일로 받아들이기는 나로서는 버거웠다. 편협 된 시각이라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 <하얀 아오자이>의 영화적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다양성 외엔 의미를 찾기 힘들다
정말 영화제가 아닌 일반 극장에서는 몇 년에 한 편 보기도 힘든 베트남 제작 영화 <하얀 아오자이>.베트남 영화로는 적지 않은 제작비와 다양한 기법을 시도했다고는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관객의 시각에는 정말 미치기 어려운 완성도의 영화다. 타국가의 영화적 상황을 너무 쉽게 재단하고 판단하는 거 같아 조금 미안스러운 마음도 든다. 하지만 <하얀 아오자이>는 다양성을 중요시 하는 관객이 아닌 바에는, 정말 어필할 구석이 너무나 적은 영화다.
다양성 외에는 장점을 찾기 힘든 영화 <하얀 아오자이>. 굳이 추천 드린다면 대형화면으로 베트남 영화 보고 싶은 분에게만 추천하고 싶다. 정말 이 말 외에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본다면, 현재 우리나라에 상당히 들어와 계신 베트남 분들을 위한 좋은 선물로 볼 수도 있겠다.
*2010년2월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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