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판엠의 불꽃>을 보고 존 카펜터 감독의 <뉴욕 탈출>을 먼저 떠올렸다. <뉴욕 탈출>은 권력의 통제를 경계 영역 바깥에 만들어진 '구역'으로 풀어냈던 (시대를 앞서간) 영화다. <헝거게임:판엠의 불꽃>의 서바이벌 구역은 <뉴욕 탈출>과 마찬가지로 통제의 수단에서 출발한다. 권력은 서바이벌 구역의 게임이라는 (아주 작은) 희망을 대중에게 던져주면서 복종을 얻어낸다. <헝거게임:판엠의 불꽃>에 나오는 서바이벌 게임은 <트루먼 쇼>의 대중 관음증과 <배틀 로얄>의 적자 생존을 결합시켜 현대 사회에 난무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오디션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폐해를 지적한다.
여기에다 권력과 미디어의 유착을 연결시킴으로써 관객이 '구역'과 '게임'의 필터를 거치면서 미국 사회의 계급적, 계층적 갈등을 들여다보도록 만든다. 이렇듯 <헝거게임:판엠의 불꽃>은 말랑한 사랑과 적당한 액션이 숨쉬는 대중 영화이면서도, 동시에 거침없이 비판의 활을 쏘는 날카로움이 공존하고 있다. 거대 자본을 투입한 대중 영화에서 시대의 공기를 영화 속에 녹여들게 만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헝거게임>과 얼마 전에 개봉한 <크로니클>은 이런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플레전트빌>과 <씨비스킷>을 만들었던 게리 로스 감독은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2012년 4월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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