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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영춘권의 효율성은 놀라웠다.

지난영화 리뷰

by Almuten 2009. 4. 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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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
감독 엽위신 (2008 / 홍콩)
출연 견자단, 이케우치 히로유키, 웅대림, 임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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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무술액션의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한 영화가 나와서 반갑다. 엽문 이 영화는 사실상 영춘권과 엽문 이라는 인물의 홍보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엽문은 1930년대에 불산에서 영춘권의 고수로 존경을 한몸에 받던 인물이다. 훗날 영춘권을 전세계에 알리는데 일등공신이 되는 인물 이기도 하며 이소룡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물론 뭐 제자가 한둘이겠는가!



영춘권은 청나라때 엄영춘 이라는 여성 무술가에 의해 창시된 권법이다. 영춘권은 태극권(백학권 이라네요^^:: 어느게 맞는지 모르겠삼)을 기초로 연구해서 나온 실전 권법이고 영화중에 등장하는 난봉꾼의 대사 처럼 여성적인 무술이다. 태극권(백학권)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물 흐르듯이 동작이 부드러우며 여성특유의 섬세함이 묻어나오는 권법이다.

우리가 평소에 홍콩 무술영화나 이소룡 영화 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사람 모양의 통나무를 세워 놓고 여러가지 팔동작을 탁탁 거리며 연습하던 것이 영춘권 이라고 보면 된다. 필자는 영춘권을 제법 잘하는 고수 한테서 영춘권 몇수를 배워 본 적이 있다. 영춘권의 몇가지 간단한 동작을 접하면서 필자가 느꼈던 점은 굉장히 빠르고 효율적인 권법 이라는 것이다. 

영춘권은 보통 우리가 자주 접하는 중국의 무술 처럼 동작이 화려하고 크게 움직이질 않는다. 대신 아주 신속하게 필요한 동작만으로 공격을 막아내고 역공을 펼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영춘권의 특징중에 하나는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일반적인 격투 상황을 가정해 보자 상대방이 오른손으로 나에게 주먹을 뻗으면 영춘권은 양손으로 준비 동작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날아오는 주먹을 왼손으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쳐내거나 오른손으로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쳐낼 수 있다. 그리고 쳐내는 동시에 바로 다음 동작으로 연이어서 상대방을 가격한다.

처음에 구분동작으로 해봤을 때는 몰랐는데 연속동작으로 해보니 두개의 동작을 하는 시간이 거의 한동작을 하는 시간정도 밖에 소요가 되질 않는 것이다. 아울러 날아오는 주먹을 막음과 동시에 발동작이 가미 되면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된다. 영화에서도 자세히 보면 이러한 동작들이 제법 나온다.

영춘권 몇수를 배우고 나서 한가지 그동안의 의문이 풀렸던 점은 우리가 소위 홍콩 무술 영화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마치 짜고치는 듯한 배우들의 움직임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영춘권을 아는 사람들끼리는 다음동작이 어떤걸지 예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영춘권 고수 와 일반인 과의 싸움에서는 그런 일이 없겠지만 영춘권 고수들 끼리 붙는다면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마치 둘이 춤을 추는것 처럼 보일 것이다.

이 영화 엽문에서도 그동안 우리에게는 악역으로 더 친숙했던 견자단이 여러 고수들을 상대로 영춘권을 사용하는데 상대방 고수는 굉장히 동작도 크게 힘을 들여서 싸우는데 영춘권으로 싸우는 견자단은 아주 손쉽게 효율적으로 상대방을 제압한다.



여성이 창시한 무술이어서  타고난 부드러움과 섬세함이 있는데다가 견자단이 남성의 파워를 가미하니까 아주 치명적인 무술이 된다는걸 확인 할 수 있었다. 영화중에 일본 가라데 고수 10명과 맞짱 뜨는 장면에서는 이러한 점이 잘 나타나 있다.

엽문은 일본 가라데 고수 열명을 한명당 단 몇수에 제압하는데 이 장면을 유심히 보면 영춘권을 이용해 상대방의 공격을 아주 쉽게 막음과 동시에 공격은 아주 치명적인 급소를 효율적으로 공략한다. 여러명과의 싸움에서는 한명한명에 대해 상대하는 시간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야 승리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춘권의 공격 기술은 잔인할 정도로 치명적인 부분이 엿보였다. 

여하튼 오랫만에 와이어 액션으로 치장된 무술영화가 아닌 리얼리티를 살려 내려고 최대한 신경쓴 흔적이 보이는 무술영화를 만나서 반가웠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이순신같은 역사적으로 위대했던 인물을 영화화 하고 싶어 하듯이 중국에서도 유명한 역사적 인물중에 한명인 엽문을 알리고 싶어서 이 영화를 기획한것 같다.



영화중에 엽문이 일본 장군과의 마지막 대결에 앞서 중국의 무술은 유가철학인 무덕에 기반을 두고 있고 인(仁)이 있어 남을 헤아릴줄 아는데 무술의 무력을 오직 힘으로만 착각해서 남을 억압하는데 폭력으로만 사용할줄 아는 일본인 너희들은 평생 깨닫지 못할 이치이다 라는 대사는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실제로 엽문이 한 얘기 인줄은 모르겠지만 이러한 생각으로 무술을 수련하고 이를 전파했다면 엽문은 마땅히 존경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ps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잊고 있었던 영춘권을 언젠간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영춘권 잘 가르치는 도장 아시는 분은 댓글 달아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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